멕시코 여행기 #11 터미널에서 와하까(Oaxaca)행 버스를 기다리며

많은 여행객들이 와하까(Oaxaca)를 갈 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심야버스를 많이 이용한다. 나 또한 그럴 생각. 예전 페루에서 뒤늦게 버스표를 끊었다가 화장실 문앞 자리에 앉는 바람에 지독한 화장실 냄새로 장시간 동안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그런 상황을 미리미리 방지하고자 일찍 표를 끊기로 하고 출발 전 7시간 전에 티켓 구매 완료. 그리고 소깔로 광장 구경, 그리고 다시 터미널로 컴백. 


와하까행 버스는 시간대도 다양하고 같은 시간대에도 버스가 자주 있다. 나는 23:50분 행. 가격은 560페소. 2015년 7월경 환율로 1페소 75원 적용하면 한화로 42,000KRW.  비싸다으..... 

타포터미널 내부! 식당들도 종류별로 많기도 하고 곳곳에 화장실도 많고(5페소 지불) 은행에 편의점에 간단한 기념품 파는 곳까지 없는 게 없다. 무엇보다 여러 버스 회사가 모여있다. 골라 먹는 재미?ㅋㅋ 이 중 단연 으뜸인 1등급 버스회사는 ADO란다. 1등급인 ADO버스도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ADO < ADO gl < ADO platino 순인 듯? 나야 가장 일반적인 ADO행을 끊고... 탑승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동안 사진정리나 하고 페이스북이나 열심히 업데이트 할 참. 터미널에 와이파이가 원활한 곳이 어디 없나 싶었는데.. 

터미널 한 가운데에 Ruta Cafe란 까페가 있었다. 멕시코 여행 중 곳곳에서 본 Ruta Cafe. 체인인듯 싶다. Ruta Cafe 고객에게만 와이파이를 허용해주는 서비스. 마지못해 비싼 라떼 한 잔 산다. 결제를 하고 받는 영수증은 버리지 말자. 와이파이 번호가 은밀하게 프린팅 되어있다. ㅋㅋ

자리를 잡자마자 아이폰을 꺼낸다. 외톨이인 내게 유일한 친구는 아이폰이 아니겠느뇽. 카톡으로 어마마마와 친구들에게 생존 여부를 알리고 나 살아있어. 잘 있어. 관심 좀 가져달라는 절박한 외침을 잘 포장하여 페이스북에 일방적인 소통을 시작ㅋㅋ 루타까페 22:30에 마감. 사람도 없고 조용한 이곳은 버스 기다리기에 최적의 장소. 와이파이는 느려 터졌지만 이 정도면 감사하지.


열시 반이 되니 점원이 마감 시간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어깨 쫙 벌어진 인증샷 하나 남겨 주시고...피로하다 피로하다. 

버스만 잘 타면 이제 정말 모든 일정이 순탄하겠지 생각했다. 버스 티켓도 끊었고~ 좋은 자리 맡았고~ 모든 것이 문제없으리라 생각했건만. 띠용 또다시 문제 발생 -_-; 이곳이 한국 같았으면 티켓도 끊었겠다 버스 시간이 바뀔 리가 없을 텐데, 사람이 타고 안타고를 떠나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이곳은 그런 일이 가능하더라. 그리고 재수없게도 내가 딱 그 일의 당사자가 되었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버스 스케줄이 나와있는 모니터를 유심히 관찰하고 싶었다. 시간이 남아도니 와하까로 가는 차편이 시간당 몇 대인지 어떤 회사 차편이 대기하고 있는지 평소에 하지 않는 딴 짓에 몰두하다 보니......ㅋㅋㅋ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타야 할 차편 자체가 목록에 뜨지 않는다. 나는 분명 23:50분 차를 타야 하는데 23:30분, 24:00는 있어도 왜 23:50분 차가 없지 왜? ㅠㅠㅠㅠ ㅋㅋㅋㅋ

출발 한 시간 남겨두고 무척이나 당황함. 당장 티켓 카운터로 가서 티켓을 보여주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물론 이들은 내 영어를 전혀 못알아 듣지만 내 티켓을 보고 어떤 상황이 일어난 건지는 대강 눈치로 파악했을 터. 

물론 멕시코 내  버스회사가 이런 일이 발생하면 방송이나 문자 알람으로 고객들에게 통보를 해주지 않았을까 싶었다. 현지언어 전혀 못 하는 낯선 이방인인 데다가, ADO와 나와 연결된 그 어떤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없었기에, 이런 돌발 상황이 오면 피해는 나에게 고스란히 온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순응해야 한다... 알지만!!


직원 몇몇이 이 티켓을 가지고 오랫동안 상의를 한다. 이들은 장황한 스페인어로 무언가를 설명하지만, 하나도 못 알아 듣겠어 ㅠㅠ 아직도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간 것인지 모르겠다. 여러 가지 이유를 추측해본다. 티켓 구매 시 시스템 오류상 예정에도 없던 버스 편이 떠서 재수 없이 내가 그것을 구매한 것이거나, 너무 일찍 버스티켓을 구매하는 바람에 그 버스편을 탑승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갑작스레 취소되었거나. 

어찌 됐던, 이들은 당황한 나에게 최대한 그들이 할 수 있는 배려를 해주었다. 23:58 분 행 버스로 다시 예약을 해주었고 무엇보다 버스편이 공짜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Ado 일반버스에서 Ado gl 특등버스 등급으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게다가 아주아주 다행이게도 내 좌석은 화장실과 떨어져 있는 곳으니, 편한 취침이 보장돼있었고, 여튼 계획된 일정대로 와하카로 넘어갈 수 있으니 그 얼마나 고마운가.  

이렇게 부랴부랴 티켓을 바꾸니(사실 표를 새로 발행해주지 않고 기존의 티켓에 볼펜으로 시간과 좌석만 표시해줌) 시간은 어느새 탑승 30분 전. 버스 탑승하기 전에 배낭이나 캐리어같은 수화물은 도난방지차원에서 수속을 해야한다. 


여기는 ADO행 수화물 부치는 곳

여기는 ADO gl 수화물 부치는 곳. 노선이 많은 ADO와는 달리 ADO gl은 한산하다. 이곳에서 수화물 체크인을 하면 알아서 버스에 짐을 실어준다. 비행기 타는 것 같아. 무지 편하다 ㅋㅋㅋ

내 수화물 택 번호.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음 ㅋㅋ 버스 하차시, 이 택을 기사에게 보여주고 짐을 찾는다. 사실 질서 없이 승객들이 '저 짐 제거에요 주세요'라며 너도나도 달려드느라 정신없는 기사님은 택만 받고 물건을 건네주기 바쁘다. 이런 식이면 충분히 도난 사고 일어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음. 


자정이 다가올수록 떠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워낙 넓은 대륙이다보니 야간 버스 노선이 다양한 듯.


ADO 버스와는 달리 ADO gl의 차이점은 이어폰 단자, 탑승시 간단한 간식 제공, 화장실이 두 개 있는 정도? 아, 좌석 간격이 좀 더 넓었음. 취침 시엔 중요 요소임 ㅋㅋ


이렇게 멕시코시티의 마지막 밤을 버스 안에서 보내고... 7시간 후에는 와하까에 도착하겠지. 취침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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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skyung

 

 

겉만 스르르 훑은 국립 인류학박물관 견학을 끝마친 후, 자정행 와하까행 버스 탑승 전까지 일정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1. Hotel Gonzales에 맡긴 48리터 배낭찾기
2. 따뽀터미널(Tapo 터미널)에 배낭을 맡기고
3. 와하까행 티켓 구매한 후
4. 소깔로(Zocalo) 광장에서 대통령궁(National Palacio) - 템플 마요르(Templo Mayor) - 쇼핑 - 소깔로광장이 훤히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서 저녁식사.
5. 터미널에서 자정까지 버스 기다리고 와하까 출발.

 

음.. 완벽해 완벽해.

박물관에서 나오자마자 1번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지하철 insurhentes역의 Hotel Gonzales를 방문하여 배낭을 찾은 뒤, 모든 소지품을 앞뒤로 멘 채 2번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타포터미널로 향했다. 

 

 

타포터미널(TAPO)은 San Lazaro란 역에 있다. 배낭을 맡기고 소깔로(Zocalo)쪽을 우아하게 즐기기만 하면 오늘로써 멕시코시티의 여정은 끝이었다. 기분좋게 멕시코시티를 마무리 짓고 와하까로 내려갈 행복한 여정을 상상하며!

 

San Lazaro 역에서 타포터미널로 가는 길이 연결되어있다.

 


터미널로 가는 길목은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 여러 지하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터미널에 도착한 후 사실 5번계획까지 순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기가 막히다.ㅋㅋㅋ 끝끝내 터미널 안의 물품보관소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배낭을 맡길 곳을 쉽게 찾으리라 생각했다. 페루도 그랬고 볼리비아도 그랬다. 어느 터미널을 가도 물품보관소가 눈에 띄는 곳에 떠억하니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터미널을 아무리 둘러봐도, 안내소에 방문해도,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물어봐도 영어가 안통하는 이곳에서는 도통 어느 하나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 배낭을 가리키며 mi equipaje, 에끼빠헤 에끼빠헤를 수도없이 외쳐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화물을 부치는 곳을 알려주었지, 물품보관소로 안내해주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할 수 없이, 15kg의 48리터 배낭과  잔스포츠 가방을 앞뒤로 멘 채 남은 일정을 달리기로 결정했다. 와하까행 티켓을 구매한 후에 소깔로역으로 향했다. 군인들의 행군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행군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가방의 무게에 못이겨 앞뒤로 휘청거리는 척추와 후달달 떨리는 무릎이 제어가 안됐다. 그 드넓은 소깔로 광장을 과연 이 상태로 돌아다닐 수 있을까?ㅋㅋ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타포터미널 안에는 물품보관소가 있다고 한다. 또다시 후회했다. 이 정도 기본 상식은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ㅠㅠ


 

타포터미널과 소깔로 광장까지는 지하철로 다섯정거장 차이!! 사람이 가득 찬 지하철을 배낭 두개를 멘 채 다시 탑승하고 싶지 않았다. 시간 절약상 택시를 이용해볼까 생각했었는데, 곧바로 생각을 접었다. 지하철역에서 터미널로 들어가는 중간 지점에는 택시삐끼들이 상당히 많은데, 관광객인 나에게 알아서 접근하면서 어디까지 가냐고 곧잘 물어본다. 소깔로까지 얼마냐 물으니 300페소를 부른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거의 200페소 초반대였는데, 고작 다섯 정거장 거리를 300을 부르다니 이 도둑놈들아ㅋㅋ 너네들이랑은 다시는 상종 안 한다는 눈초리로 째려보며, 다시금 흥정하려드는 이들을 무시하고 지하철로 직행. 조금만 더 고생하면 단 돈 5페소로 소깔로를 갈 수 있으니까. 295페소를 절약할 수 있으니까!!! (1페소당 75원정도ㅋㅋ)


그렇게 고생고생 하며 도착한 소깔로역. 마치 우리나라의 명동이랄까, 멕시코시티에서의 가장 번화가라면 단연 이곳이 아닐까 싶다. 역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한눈에 펼쳐지는 광경은 바로 아주아주 큰 사각지대의 큰 광장이다. 대통령궁,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 호텔과 쇼핑센터들로 둘러싸인 이 거대한 광장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고. 이곳을 배낭을 멘 채, 둘러볼 생각을 하니 머리가 까마득하다. 여유롭게 하나하나 소깔로를 정복하기엔 글렀다. 박물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소깔로 너마저... ㅠㅠㅠ




대통령궁, 실제로 대통령이 이곳에 집무한다고. 압도적인 규모. 내부에도 들어갈 수 있긴 하나,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들어가는건 포기.

 

소깔로 광장 가운데에 펄럭이는 멕시코 국기, 엄~~~청나게 크다. 어떤 행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형천막이 중앙 광장에 여기저기 떡하니 설치되어 있는 것이 미관상 매우 좋지 않았음. ㅋㅋ

트라이시클이 있네! 광장 이동 시에 이용하면 좋을 듯. 광장이 무지막지하게 크걸랑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Cathedral Metropolitana)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대성당. 멕시코시티의 상징,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성당, 건축소요기간만 240년이 걸렸다는 성당, 온갖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이 성당이 바로 소깔로 광장에 있다니. 남미의 성당들은 늘 그렇듯 식민화와 연관짓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다. 아즈텍 신전의 파괴와 원주민들의 고통 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했으나 아이고 몸이 힘든 이상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 안에나 들어가보자.  

미사 중. 나는 그저 무념무상. 지친 체력에 짐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 조용히 관람.

 

멕시코시티의 상징이라니. 지친 몸과 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일 인증샷은 찍어줘야지요 ㅋㅋ

사각지대 광장을 테두리 따라 천천히 거닐어본다. 길가의 구두닦이 아저씨.

 

빕스가 있다. CJ 그 빕스가 맞나요? 궁그미


​오와.. 사람 많네~~


​많다 많다.

 


​딱히 벤치는 없었고. 다들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있었다. 나 빼고..

 


소통할 수 있는 존재가 곁에 있음을 감사하자. 지독하게 외로웠던 이번 여행이 준 교훈.

이것 저것 구경하니 어느새 광장 한바퀴 돌았네. 

자 셀카를 남겨 봅니다. 즐거웠어. 비록 템플로마요르는 보지도 못하고 ㅠㅠ 소깔로 광장을 전망으로 한 로맨틱한 저녁식사는 꿈도 못꿨지만 말야..  

속성 소깔로 광장 여행을 끝마치고 다시 터미널로 고고..

 


그냥가지마시구 하트꾸욱!ㅋㅋ





Posted by ms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