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궁

 

 

겉만 스르르 훑은 국립 인류학박물관 견학을 끝마친 후, 자정행 와하까행 버스 탑승 전까지 일정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1. Hotel Gonzales에 맡긴 48리터 배낭찾기
2. 따뽀터미널(Tapo 터미널)에 배낭을 맡기고
3. 와하까행 티켓 구매한 후
4. 소깔로(Zocalo) 광장에서 대통령궁(National Palacio) - 템플 마요르(Templo Mayor) - 쇼핑 - 소깔로광장이 훤히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서 저녁식사.
5. 터미널에서 자정까지 버스 기다리고 와하까 출발.

 

음.. 완벽해 완벽해.

박물관에서 나오자마자 1번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지하철 insurhentes역의 Hotel Gonzales를 방문하여 배낭을 찾은 뒤, 모든 소지품을 앞뒤로 멘 채 2번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타포터미널로 향했다. 

 

 

타포터미널(TAPO)은 San Lazaro란 역에 있다. 배낭을 맡기고 소깔로(Zocalo)쪽을 우아하게 즐기기만 하면 오늘로써 멕시코시티의 여정은 끝이었다. 기분좋게 멕시코시티를 마무리 짓고 와하까로 내려갈 행복한 여정을 상상하며!

 

San Lazaro 역에서 타포터미널로 가는 길이 연결되어있다.

 


터미널로 가는 길목은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 여러 지하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터미널에 도착한 후 사실 5번계획까지 순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기가 막히다.ㅋㅋㅋ 끝끝내 터미널 안의 물품보관소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배낭을 맡길 곳을 쉽게 찾으리라 생각했다. 페루도 그랬고 볼리비아도 그랬다. 어느 터미널을 가도 물품보관소가 눈에 띄는 곳에 떠억하니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터미널을 아무리 둘러봐도, 안내소에 방문해도,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물어봐도 영어가 안통하는 이곳에서는 도통 어느 하나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내 배낭을 가리키며 mi equipaje, 에끼빠헤 에끼빠헤를 수도없이 외쳐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화물을 부치는 곳을 알려주었지, 물품보관소로 안내해주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할 수 없이, 15kg의 48리터 배낭과  잔스포츠 가방을 앞뒤로 멘 채 남은 일정을 달리기로 결정했다. 와하까행 티켓을 구매한 후에 소깔로역으로 향했다. 군인들의 행군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행군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가방의 무게에 못이겨 앞뒤로 휘청거리는 척추와 후달달 떨리는 무릎이 제어가 안됐다. 그 드넓은 소깔로 광장을 과연 이 상태로 돌아다닐 수 있을까?ㅋㅋ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타포터미널 안에는 물품보관소가 있다고 한다. 또다시 후회했다. 이 정도 기본 상식은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ㅠㅠ


 

타포터미널과 소깔로 광장까지는 지하철로 다섯정거장 차이!! 사람이 가득 찬 지하철을 배낭 두개를 멘 채 다시 탑승하고 싶지 않았다. 시간 절약상 택시를 이용해볼까 생각했었는데, 곧바로 생각을 접었다. 지하철역에서 터미널로 들어가는 중간 지점에는 택시삐끼들이 상당히 많은데, 관광객인 나에게 알아서 접근하면서 어디까지 가냐고 곧잘 물어본다. 소깔로까지 얼마냐 물으니 300페소를 부른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거의 200페소 초반대였는데, 고작 다섯 정거장 거리를 300을 부르다니 이 도둑놈들아ㅋㅋ 너네들이랑은 다시는 상종 안 한다는 눈초리로 째려보며, 다시금 흥정하려드는 이들을 무시하고 지하철로 직행. 조금만 더 고생하면 단 돈 5페소로 소깔로를 갈 수 있으니까. 295페소를 절약할 수 있으니까!!! (1페소당 75원정도ㅋㅋ)


그렇게 고생고생 하며 도착한 소깔로역. 마치 우리나라의 명동이랄까, 멕시코시티에서의 가장 번화가라면 단연 이곳이 아닐까 싶다. 역 바깥으로 나오자마자 한눈에 펼쳐지는 광경은 바로 아주아주 큰 사각지대의 큰 광장이다. 대통령궁,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 호텔과 쇼핑센터들로 둘러싸인 이 거대한 광장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고. 이곳을 배낭을 멘 채, 둘러볼 생각을 하니 머리가 까마득하다. 여유롭게 하나하나 소깔로를 정복하기엔 글렀다. 박물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소깔로 너마저... ㅠㅠㅠ




대통령궁, 실제로 대통령이 이곳에 집무한다고. 압도적인 규모. 내부에도 들어갈 수 있긴 하나,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들어가는건 포기.

 

소깔로 광장 가운데에 펄럭이는 멕시코 국기, 엄~~~청나게 크다. 어떤 행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대형천막이 중앙 광장에 여기저기 떡하니 설치되어 있는 것이 미관상 매우 좋지 않았음. ㅋㅋ

트라이시클이 있네! 광장 이동 시에 이용하면 좋을 듯. 광장이 무지막지하게 크걸랑요..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Cathedral Metropolitana)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대성당. 멕시코시티의 상징,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성당, 건축소요기간만 240년이 걸렸다는 성당, 온갖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이 성당이 바로 소깔로 광장에 있다니. 남미의 성당들은 늘 그렇듯 식민화와 연관짓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다. 아즈텍 신전의 파괴와 원주민들의 고통 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교차했으나 아이고 몸이 힘든 이상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 안에나 들어가보자.  

미사 중. 나는 그저 무념무상. 지친 체력에 짐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 조용히 관람.

 

멕시코시티의 상징이라니. 지친 몸과 마음에도 불구하고 스마일 인증샷은 찍어줘야지요 ㅋㅋ

사각지대 광장을 테두리 따라 천천히 거닐어본다. 길가의 구두닦이 아저씨.

 

빕스가 있다. CJ 그 빕스가 맞나요? 궁그미


​오와.. 사람 많네~~


​많다 많다.

 


​딱히 벤치는 없었고. 다들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있었다. 나 빼고..

 


소통할 수 있는 존재가 곁에 있음을 감사하자. 지독하게 외로웠던 이번 여행이 준 교훈.

이것 저것 구경하니 어느새 광장 한바퀴 돌았네. 

자 셀카를 남겨 봅니다. 즐거웠어. 비록 템플로마요르는 보지도 못하고 ㅠㅠ 소깔로 광장을 전망으로 한 로맨틱한 저녁식사는 꿈도 못꿨지만 말야..  

속성 소깔로 광장 여행을 끝마치고 다시 터미널로 고고..

 


그냥가지마시구 하트꾸욱!ㅋㅋ





  1. Favicon of http://mooncake.tistory.com BlogIcon mooncake 2015.10.13 18:11 신고

    와아~!!!!
    멋지신걸요^^
    항상 중남미 여행이 로망인지라^^
    완전 몰입해서 흥미진진하게 봤어요ㅎㅎ

    • Favicon of http://mskyung.com BlogIcon mskyung 2015.10.25 22:46 신고

      이번 여행은 그저 마음 가는대로 계획없이 시작한 여행이라 많은 것을 못보고 지나친게 참 많아요, 글을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해요 ㅎㅎ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_<

  2.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5.10.15 00:33 신고

    건축 소요 기간만 240년! 40세에 출산한다고 해도 까마득히 아래에서 완공된 건데, 저 시대라면...저 성당 완성에 들어간 정성이 어마어마하군요.
    소깔로 광장 및 지하철역은 상당히 위험하고 강도가 득시글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나봐요. 멕시코 관련 뉴스는 온통 그런 부정적 뉴스만 보아서 멕시코시티 자체도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mskyung님의 글과 사진을 보니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mskyung.com BlogIcon mskyung 2015.10.25 22:42 신고

      외국인들이 우리나라가 북한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저희는 그렇지 않잖아요^^ 물론 치안수준 자체가 다른 멕시코를 대입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보일수도 있겠지만, 제가 겪은 멕시코는 참 좋았어요^^
      그나저나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를 살펴보고 있는데 열흘만이네요! 감사합니다. 좋은저녁되세요^^

  3. 페어팩스 2016.02.03 14:27 신고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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