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행복한 신혼생활에 젖어있을 무렵, 갑작스레 찾아온 아기천사.

입덧이 정말 심했다. 냄새란 냄새는 죄다 싫었다. 음식 냄새, 화장실 냄새, 싱크대 냄새, 소파 냄새, 식탁 냄새, 비누 냄새.... 끔찍했다. 소화불량으로 제대로 먹지 못한 건 물론, 24시간 뱃멀미같은 울렁거림에 시달려야 했으며, 어지러움으로 내내 누워 침대에서만 생활했어야 했다. 그렇게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내 안에 생명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성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내년 4월에 태어날 콩알이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우리의 정성이 부족했는지 두달도 못채워 그대로 떠나가버렸다. 

유산 진단을 받고, 수술은 3일 후로 미뤘다. 좀 더 기다렸다가 초음파를 한 번 더 확인한 후 수술을 하기로 했다. 그 사이 기적이 일어나기를 소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의 100% 유산이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점차 수긍하며, 나 또한 유산이 확실하다는 직감이 왔다. 유산 후에도 입덧은 여전히 지속됐고 부푼 가슴 통증은 더해졌다. 임신의 징후라는 게 유산 후에도 이어지다니... 정말 잔인했다. 이것들을 유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죽은 아기세포를 뱃속에 3일이나 더 품고 있어야 한다는건 나를 향한 혹독한 정신적 학대였다. 더는 수술을 미룰 이유가 없어 이틀 후 병원의 차가운 수술대로 향했다.

수술한 지 삼 일째, 지금은 회복 중이다. 입덧은 언제 그랬냐 듯 멈춰있다. 출산경험은 없지만, 마치 출산한 것 마냥 이 더운 날, 수족이 시립고 저린다. 허리와 모든 관절이 삐거덕거리고 오래 움직이거나 서 있을 수 없을 정도, 몸무게는 5킬로 이상 빠져있다. 거울에 비친 내 몰골이 말이 아니다. 친정 가서 속히 몸조리하고 싶지만, 이런 초췌한 모습을 우리 엄마아빠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다.  

아이를 품은 한 달 간, 하루하루 아이와 함께할 미래를 그리며 살았는데, 그것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다. 허무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러다보니 인생살이가 덜컥 무서워졌다. 내 삶에서 비중이 큰 게 무엇인지 점검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것이 영속할 수 없다. 그리고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그것이 무엇이든 내 인생의 전부가 될 때, 그리고 그것이 한순간에 사라졌을 때, 과연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직도 속이 상하고, 상처로만 남았지만... 다음 인생 여정을 위한 성장통을 겪은 것이다. 쉽지 않다. 지금 가진 공허함과 우울감을 잘 이겨내봐야겠다.

블로그 다시 시작!!!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끄적끄적] 생각지도 못한 유산  (0) 2018.09.10
임신 5주  (0) 2018.08.14
간만에 블로그 다시 재개  (1) 2016.01.17
150828 간만의 소낙비  (0) 2015.08.28
칠리빈 소스로 간단한 엔칠라다  (1) 2015.05.17
봄의 향연  (0) 2015.04.16
Posted by mskyung

일상




결혼과 동시에 퇴사. 그리고 남편따라 머나먼 곳으로 정착. 이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적응기가 필요할 시점에 두달도 안돼서 내 몸에 찾아온 아기천사.

내년 4월에 엄마가 된다.

걍.. 얼떨떨하다. 허허허...
허허허하허허허허허러러헠ㅋㅋㅋ
내가 엄마가 된다고? >_<
여전히 믿기지 않을 뿐ㅠㅠㅠㅠㅠ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끄적끄적] 생각지도 못한 유산  (0) 2018.09.10
임신 5주  (0) 2018.08.14
간만에 블로그 다시 재개  (1) 2016.01.17
150828 간만의 소낙비  (0) 2015.08.28
칠리빈 소스로 간단한 엔칠라다  (1) 2015.05.17
봄의 향연  (0) 2015.04.16
Posted by mskyung

# 산크리스토발데라스카사스 (San Cristóbal de las Casas)

주의: 2015년 여행 기록.



이에르베 엘 아구아 여행을 마치고 저녁 7시쯤 숙소에 도착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하루 더 머물러야 했다. 피로한 나머지 후다닥 씻고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려던 찰나, 함께 데낄라 공장을 다녀왔던 투숙객의 가방에서 데낄라 몇병이 쏟아져 나온 걸 본 순간 이 밤에는 내가 갈망하는 쉼이 없을 것임을 감지했다. 어마어마한 술판이 예상되었다. 

그날 밤, 주저 없이 체크아웃을 강행했다. 산크리스토발 행 야간 버스를 타러 바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산크리스토발까지 거리가 만만치 않으니 이왕 갈 것 빨리가도 나쁠 것 없고, 야간 버스를 타면 적어도 그 다음 낮에는 안전하게 도착하리라 생각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충동적이기도 하지. 그냥 머물러도 나쁠것 없었겠단 생각도 든다. 왜냐면 산크리스토발 여행이 생각보다 너무 재미가 없었고 가기까지 고생이 많았다 ㅋㅋ

그렇게해서 출발한 산크리스토발행 버스. 한 10-12시간 걸린다고 들었다.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잘 달리던 버스가 도로위에 멈추더니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무슨 파업같은걸 하는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랫동안 도로위에 정차해 있었는지.... 내 일기장 기록엔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 장장 20시간이 걸렸다고 나와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그렇게 도착한 산크리스토발데라스카사스. 2000미터의 고도에 있는 도시이다. 과테말라로 가는 거점이기도 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도착했을 땐 우기철이라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진 상태였다. 질퍽거리는 도로를 밟으며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따로 예약해 놓은 숙소가 없었고 론리 플래닛에 나온 '인기 좋은 호스텔' 목록 중 괜찮아 보이는 곳을 택하여 찾아갔다. 숙소까지 찾아가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아이폰에 다운받아 놓은 구글맵이 한몫 했다.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다.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북적이는 거리. 


단조로운 산크리스토발의 골목골목. 

내가 선택한 호스텔. 엘 히테 델 솔(le gite del sol)

개인화장실 달린 싱글룸이 하룻밤 15,000원. 조식까지 무료 제공이면 무조건 체크인. 


호스텔 바로 앞에는 빨랫방이 있었다. 무게별 책정해서 요금이 부과된다. 

눅눅한 빨래를 갖다주면 향긋한 피존향을 품은 뽀송뽀송 빠삭한, 잘 개어놓은 빨래로 되돌려 주신다. 

투숙 중에 요긴하게 이용한 곳. 


호스텔 앞 골목. 


엘 히테 델 솔은 본관 외에 별관이 또 있었다. 내 방은 요기. 


허름한 침대가 놓여져 있다. 혹시 추울까봐 담요는 여러장 구비 되어 있었지만... 

하룻밤 한화로 15,000원이면 가성비 굿이였다. 그치만 섣부른 선택이었다는 건 머물면서 깨달았다. 

방안에 햇빛이 전혀 안들어오고, 개인 화장실과 세면대가 적나라하게 있는 탓에 

머무는 동안 방안이 늘 습하고 덩달아 몸 컨디션도 급격히 안좋아졌다. ㅋㅋㅋㅋ


 내 방문의 틈새는 어쩔수 없긔.... 


그래도 불 끄면 아늑한 맛은 있었다...





Posted by mskyung

# 와하카에서의 두번째 날!

주의: 2015년 여행 기록.


이에르베 엘 아구아 (Hierve el Agua)

엘툴레 나무를 보고 나서 향한 곳은 이에르베 엘 아구아란 곳이다. 

'물이 끓다'란 의미를 갖고 있는 이 지명은 지명 그대로 석회암속에서 용천수가 나오는 장소. 

저상도 아니고 해발 2000이 훨씬 넘는 곳에서 이런 기이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달려 올라간 이 곳, 절경이 대단하다. 산세가 마치 지리산과 비슷하다.


두 온천이 보인다. 멕시코의 파묵칼레란 별명을 지니고 있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 


석회함 폭포. 


한 손엔 샴페인에, 미지근한 온천물에 몸을 담가 저 기막힌 광경을 즐기고 싶다. 


물은 실질적으로 미지근하다. 


석회암층에서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곳 방문을 전혀 예상치 못한 관계로 ㅠㅠ 수영복을 못챙겨갔다저 날은 그냥 '보는 온천'으로 만족하는 걸로 ㅠㅠ 


아슬아슬


비구름이 몰려든다. 


자세히 보면 비가 산발적으로 내린다. 와하카의 우기란 >_<


저 나무가 보이는 곳이 포토스팟 ㅋㅋㅋ 물이 차올랐을 때 찍으면 장관. 근데 물이 없당. 


정말 초췌하지만, 셀카를 남겨야 하는 내 집념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돠. 


늘 그렇듯,  여행 후 가이드와 쇼핑상점을 들리는 건 국내나 해외나 똑같 ㅋㅋ 

이날은 데낄라 공장을 방문했다. 수십가지 종류의 데낄라를 무료로 시음해볼 수 있었다. 


데낄라의 원료가 사탕수수. 보기엔 참 전통적인 방법인데, 상술의 냄새가... 스물스물


여기 있는 수많은 데낄라가 과연 도구를 이용한 고전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ㅋㅋ

생각보다 엄청 저렴하긴 했다. ㅋㅋㅋ


Posted by mskyung

# 와하카에서의 두번째 날!

주의: 2015년 여행 기록.

게스트룸 현관문 앞의 개방된 침대에서 예상외로 푹? 잤다. 새벽부터 떠나는 일행들이 시끌벅적 오다니기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내 몸의 매직이 시작되면서 좀처럼 잠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지난 밤 윗층에서는 술파티가 벌어졌지만, 조인하라는 이들의 요구를 칼같이 거절한 탓에 긴 시간 푹 잘 수 있었다. 몸의 회복이 중요했다.

오전에는 여행사 차량이 숙소에 오기로 했다. 사장님이 오늘의 일정을 간략히 설명해주셨지만, 스페인어로 된 관광지 이름은 몇 번이나 들어도 생소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른채, 마냥 차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날 투어에 함께 하기로 한 투숙객이 있었다. 나와 같은 날 도착했고 와하카에 며칠 더 머무실 예정이었다. 무급휴가를 내시고 전 세계를 투어중이라고 하셨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거주지가 내 옆동네??? 세계가 넓다가도 좁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총 세 군데를 방문하기로 했다. 엘툴레나무(Arbor del Tule), 미틀레(Mitle), 이에르베 엘 아구아(Hierve el Agua). 첫번째 일정은 엘툴레 나무를 보러!

센트로를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달려왔다. 엘툴레나무를 보려면 입장료는 필수.

 

내가찍은 엘툴레나무. 한눈에 보기에 너무 거대하다. 사진찍을 때 한 프레임 안에 다 들어오지 않아서, 사진 몇번 찍다 포기함.

 

나름 잘 찍어보려고 했는데, 이마저도 윗부분이 잘렸다. 얼마나 거대하고 뚱뚱한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넋놓고 한참을 바라봤다. 영화에 나오는 나무귀신 같다.

 

 

나름 관광지라 그런지, 공원이 잘 정리되어 있다. 나무 모양 ㅋ

나무를 다듬는 저 섬세한 손길

 

엘툴레 나무 옆에 있는 성당.

산토도밍고 성당과는 다르게 소박하다. 

 

셀카 인증샷 하나 남겨주고.. 벌써 3년 전이라니 ㅋㅋㅋ 입술 좀 발라줄걸... ㅋ

나무 옆에 있는 성당이 한없이 작아 보일 정도로 엘툴레나무의 규모는 대단했다.  ㅎㄷㄷ

 

 

Posted by mskyung

 

1년만의 포스팅! ㅋㅋ

멕시코 여행기 #14 비 내리는 와하카

멕시코 다녀온 지 거의 3년이 다 되어간다. 지금은 여행에 대한 기억이 거의 가물가물하다. 전 일정은 매우 순탄했고, 혼자 여행했기에 특별한 추억도 없고... 뭐..... 그렇다..... ㅋㅋㅋ 누군가가 멕시코에 관해 물어보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꼭 가세요!! 라고 추천을 못 하겠다. 예전처럼 정보 제공에 충실한 그런 블로그 글도 더는 못 쓰겠다. 정말 다 까먹었다. 남은 기억조차 고갈되기 전에, 뭣이라도 기록을 남겨야겠다.

와하카의 첫날, 와하카에서 며칠을 투숙할지 결정을 못 내렸다. 사장님과 게스트들의 조언을 들은 끝에, 2박만 투숙하기로 했다. 호스텔 사람들은 무척 친절했고 투숙기간 동안 모든 필요를 제공해주었다. 밥을 지어 먹으며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장도 보고, 거리 구경도 나가고, 밤에는 흥이 넘치는 술자리까지... 호스텔은 역시 사람 사귀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이다.

호스텔과 연계된 현지 여행사를 통해 내일의 일정을 예약한 후, 첫 일정은 가까운 센트로를 둘러보기로 했다. 

센트로는 호스텔과 멀지 않았다. 5-10분거리에 넓다란 광장이 펼쳐져 있다. 배가 고팠다. 혼자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싶지 않았다. 이럴때 가장 만만한 건 역시 스트릿푸드. 왕옥수수 정말 맛있었다 ㅠ 이름하여 엘로떼(Elote). 온더보더 옥수수가 엘로떼의 맛을 잘 재현했다.

 

저 때가 7월이었으니까... 와하카에서는 우기였다. 하늘이 맑고 투명하다가도 빗줄기가 예고도 없이 세차게 쏟아진다. 덕분에 공기는 너무나도 맑고 쾌적하다. 우산 없는 것 빼곤, 비 때문에 노점상을 접는 이들을 지켜보는 것 빼곤 모든 게 완벽했다.

 

아이를 품고 있는 어느 아주머니.. 나와 함께 한참을 서계심.

 

많은 사람들이 상점의 천막 아래에서 건물 밑에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몇몇의 우산장수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나에 5달러.... 컹.

 

어느새 저녁. 빗줄기가 약해질 때 쯤, 숙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타지의 밤거리는 조금은 무섭지만, 때론 낭만적이다.

 

우리나라의 초저녁밖에 안 된 시간에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길가엔 사람들이 드물었다. 밤에는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덩달아 나도 빨리 귀가하고 싶었다.

 

모든 지저분한 것들이 충분히 씻겨 내려갔다. 비 내리는 와하카 거리는 맑고 깨끗했다.

 

와하카의 산토 도밍고 성당. >_<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아메리카 멕시코 | 오악사카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mskyung

거의 1년만의 공백을 깨고 올리는 멕시코 여정 포스팅. 

바쁜 일정 가운데 허우적대며 정신을 차려보니, 블로그에 손 뗀 지 1년이 훌쩍 지나 있었다. 한창 잘 올리던 블로그를 관둘 만큼 그 안 그렇게 바빴나 자문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단지 여기저기 터진 사사로운 바쁨 사이에서 이 블로그가 나의 우선순위에서 잠시 밀려나 있었을 뿐.... 그 잠시가 1년이 될 줄 예상치도 못했지만 말이다. 

끊겨버린 멕시코의 포스팅을 다시금 마무리 짓고자 한다. 오랫동안 마음 한 켠 깊숙이 밀어두었던 멕시코의 기억을 들추어내려니 연신 먼지만 털릴 뿐. 아.. 껀덕지가 없다 껀덕지가. 

국제사회에서 여러 이슈들로 늘 소음 만들기로 자청했던 멕시코란 나라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멈칫하게 할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막상 다녀오니 그러한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어느 곳을 가던 사람 사는 곳이라는 사실을 너무 쉽게 잊어버린 듯 했다. 정장을 차려입은 어른들은 지하철을 놓칠세라 부지런히 출근하며,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까르르 웃으며 등교를 한다. 신선한 과채류를 팔기 위해 새벽부터 문을 여는 시장상인들, 간단한 아침 식사로 타코를 파는 분주한 노점상들의 모습 등은 영락없는 한국의 모습이다.

여행이 주는 신선함이 어느 정도는 기분 전환에 도움은 되겠지만, 그게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어느 시점부터 깨달았다. 여행을 일상생활로부터의 하나의 도피처로 여긴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상을 그리며 갔던 여행지에서, 그곳의 사람들도 그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매일 주어지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 그 어떤 여행지도 더는 신비한 무언가로 나의 눈을 매혹시키지 않았다. 

멕시코를 갔을 때도 어떤 큰 기대를 하고 간 것이 아니었다. 멕시코인들의 일상생활을 탐독하고 싶었다. 하지만 혼자 아는 연고도 없이 와하까라는 시골 마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센트로광장을 연신 돌며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뿐이었다. 이들의 삶에 깊게 젖어 들 순 없었지만, 맛은 볼 수 있었다. 춤과 흥, 그리고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에 삶의 여유가 한껏 묻어 나온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척도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하까에서의 작은 무도회 사진을 남겨본다 :-)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아메리카 멕시코 | 오악사카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mskyung
TAG 와하까

3개월간 쉬었던 블로그를 다시 재개합니다.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작년 여행기를 이제는 제발제발 끝내야할듯 ㅋㅋ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끄적끄적] 생각지도 못한 유산  (0) 2018.09.10
임신 5주  (0) 2018.08.14
간만에 블로그 다시 재개  (1) 2016.01.17
150828 간만의 소낙비  (0) 2015.08.28
칠리빈 소스로 간단한 엔칠라다  (1) 2015.05.17
봄의 향연  (0) 2015.04.16
Posted by mskyung

[Mskyung의 소소한 멕시코 여행기 #12] 와하까(Oaxaca)에 도착!


Oaxaca, 영어로 읽으면 오악사카지만 스페니쉬로는 와하까로 읽는다. 멕시코 시티에서 와하까! 드디어 멕시코 시티를 벗어나 남쪽으로 향한다. 보통 5-6시간 걸린다는데 나는 6시간 반에서 7시간 걸린듯?ㅋㅋㅋ 문제없다. 야간이동이니까!! 심야버스 안에서 간밤에 평안하셨는지 묻는다면, 사람 나름이겠거니와 나는 정말 쿨쿨 잤다. 개인적으로 잠잘 땐 장소를 가리지 않기에, 진심 한 번을 깨지 않고 푹 잠. 눈뜨니 터미널 ㅎㄷㄷㄷ;;


멕시코에서의 나의 목표는 10박 11일 동안, 멕시코시티에서 칸쿤까지 그저 무사히 도착하면 되는 것이다. 총 2,000Km가 넘는 거리를 10일동안 이동이 가능할까? 고산지대도 거쳐야하는데.. 게다가 순전히 버스 이동으로만 말이다. 긴가민가 하면서도,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실행해본다. 안되면 멕시코에 걍 눌러앉지 뭐~ 이런 생각으로 ㅋㅋㅋ 그 두 번째 목적지, 와하까(Oaxaca) 되시겠다. ㅋㅋ

[Mskyung의 소소한 멕시코 여행기 #11] 터미널에서 와하까(Oaxaca)행 버스를 기다리며


버스안에서 쿨쿨 자다가 뭔가 소란스러움에 눈을 잠시 떠보니, 모든 승객들이 내려 트렁크에서 짐을 찾고 있었다. 와하까에 도착했구나. 근데 도대체 왜 아무도 안깨워주는거지 ㅠㅠ ㅋㅋㅋ 짐 찾고 밖으로 나서니 시간은 6:50 분경. 찌뿌듯한 몸뚱이를 겨우 움직여 무거운 배낭을 짊어 메고 터덜터덜 터미널 바깥으로 나왔다. 숨통이 트일듯한 차가운 공기! 확실히 멕시코시티와는 공기부터가 다른 와하까!  신선한 공기를 맘껏 듬뿍 들이마시다. 캬..


이른 아침이라 터미널 앞이 한산하다. 터미널 앞에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식당과 까페들이 많았다. 이른 시각이라 몇몇 곳만 문을 열었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터미널에 우동과 김밥집이 있듯이. 이런 풍경은 어느 나라건 비슷하다. 


너무 이른 아침에 호스텔을 들어가는 것도 민폐이고, 시간을 끌기 위해 아침식사를 이곳에서 대충하기로 결정. 노부부 운영하는 눈에 띄는 한 노점상에 자리를 잡다. 무엇을 파는지는 도통 모르겠다-_-;;; 영어로 물어봐도 스페인어로 대답을 들어야 했기에 그저 uno, 하나 달라고 주문. 그런데 그마저도 여러 맛이 있네? dulce? 하나 알아들었다. 단것은 싫어서 no dulce라고 대답했더니 눈치 빠른 아주머니께서 알아서 주신다. 


사실 멕시코시티에 있으면서 길가의 그 흔하디 흔한 타코를 제대로 먹지 못했다. 멕시코하면 단연 거리음식이 최고이건만, 자나깨나 설사는 조심하자는 생각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멕시코 여행에서 설사로 고생하신 분들이 의외로 많았다. 심지어 양치하는 수돗물조차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_-;; 이런 소심한 심보로는 여행을 백프로 즐길 수 없다. ㅋㅋ 안타깝지만 여행 내내 먹은 음식은 거~~의 샌드위치. 따라서 이 노점상에서의 식사는 특별하다. 멕시코에 와서 처음 시도해 본 스트릿푸드가 되겠다. 우와.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처음으로 먹게 된 멕시코의 길거리 음식! 따말레(Tamale)! 옥수수를 치대고 반죽해서 잘게 찢은 닭고기와 거무잡잡한 소스를 버무려 옥수수잎에 둘둘말아 따끈하게 쪄내면 든든한 한끼 음식이 된다. 이 거무잡잡한 소스는 mole라고도 하는데 멕시코의 흔한 고추인것 같다. 아주머니께서 mole de pollo라고 말씀하시며 주셨다. pollo는 Chicken. 맛이 기가막히다. 뜨끈뜨끈한 옥수수반죽 덩어리에 매콤한 살코기의 조화란... 마치 닭도리탕의 진한 양념국물에 밥 비벼먹는듯한? Yum.... 가격은 18페소. 1350원꼴? 


뜨끈한 코코아스러운 티. 이것은 이름은 잘 모르겠다. 약간 곡물맛이 나긴한데 코코아 향을 가미해서 뜨끈하게 마시는 차인 것 같다. 걸쭉한게 율무차스러웠는데 맛은 밍밍. 


여행 내내 줄곧 혼자이다보니 혼잣말이 많아졌다. 서너 명씩 어울려 여행 다니는 무리들을 보면 참 부럽게 느껴지다가도 한편으론 남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다니기엔 나의 상당한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이기적인 생각이 먼저 든다. 어쩌면 혼자인게 다행일지도. 이런 마음가짐으론 누구와 다닌들, 나야말로 그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킬 종자가 될테니까, 라며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혼자가 낫다고 되뇌이며 ㅋㅋ 그러나 갈수록 커지는 공허함을 어찌할소냐. 컨트롤이 안된다ㅜㅜㅜ 그와중에 만난 이 멕시칸 커플과의 짧은 대화는 참 달았다. 게다가 영어로 대화가 가능했다!! 미국까지 자동차 여행을 한다는 이 부부, 와하까에서는 치즈와 초콜릿을 절대 놓치지 말며 안전한 여정을 위해 밤에는 가급적이면 돌아다니지 말라는 이들의 따뜻한 당부에 감사 또 감사합니다.

 

터미널 앞 주변에 이렇게 조그마한 호스텔도 곳곳에 보인다.

 

밤버스 탑승으로 세수를 못한 꼬질꼬질한 자태, 정말 씻고싶다 ㅋㅋ 숙소로 출발하기 전 인증샷. 와하까는 소나기가 자주 내린다. 덕분에 나쁜 공기는 씻겨져 내려가는 듯 공기가 아주 상쾌하고 신선하다. 바닥이 촉촉한 걸 보니 간밤에 비가 엄청 내렸나 봄. 스타트가 좋다 매우. 아침을 다 먹고, 구글맵을 가동하여 하루 전날에 예약해 둔 한인민박을 찾아가본다. 와하까같은 시골에 한인민박이라니!


터미널에서 한인민박까지는 도보로 10분이 채 안되는 거리이다. 구글맵이 있어서 천만 다행이다. 다행히 잘 찾아갔다.

 


이래저래 도착한 한인민박. 그런데, 내가 날짜를 착각해서 방을 잘못 예약했었다. 내 예정대로라면 오늘부터 예약이 됐어야 했는데 내일부터로 돼있었다. 고로 이미 민박집 방은 풀이었고, 인자하신 주인장님께서 현관 바로 앞에 있는 쇼파 겸 침대라도 괜찮으면 쓰시라고 ㅠㅠ 여독으로 몸이 녹초가 된 상태라 하룻밤 편히 쉬자고 다른 숙소를 찾아 헤매긴 싫었고, 현관 침대에 아주아주 초 저렴한 비용으로 하루만 버티기로 결정. 내 사생활은 없돠. ㅋㅋㅋㅋㅋ 괜찮아 하룻밤이니까.... ㅠㅠㅠ 오히려 다른 게스트들이 밖으로 나갈 때 정체모를 여자 게스트가 현관 침대에 시체처럼 뻗어 쿨쿨 자는 모습을 더욱 불편해 했을지도 ㅋㅋㅋㅋ





주인님이 정성껏 끓여주신 카레, 거의 2년간 여행중이신 한 게스트님께서 아끼고 아꼈던 오뚜기 카레가루 마지막 한움쿰을 이날 탈탈 털으셨다. 미국 3주 + 멕시코 3일만에 제대로 먹어본 한국 음식. 여행은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이깟 카레 한 그릇에도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구나 싶어서. ㅋㅋㅋ


밤 버스의 여파가 엄청나다. 나름 안 깨고 잘 잤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아니라고 말한다. 온몸이 붓고 두통이 시작된다. 게다가 지독한 피로에 눈꺼풀이 절로 감긴다. 비실비실한 몸 상태와 날짜를 대강 보니 내 몸에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올 때가 되었다. 또다시 예상치 못한 변수다. 오늘은 그저 몸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푹 쉴 예정.


다른 때와 달리 이번 여행은 변수가 참 많네. 출국 날짜와 대략적인 경로만 정해놓은 이번 멕시코 여행. 많은 것을 못 보겠고 놓칠 것이다. 애초부터 이번 여행의 테마가 '마음 가는 대로, 발길이 이끄는 대로'인 만큼 욕심도 없고 미련도 없으니 괜찮다. 그러다 보니 몸이 아파도 다른 일정에 쫓기어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 없이 푹 잘 수 있어서 좋았다. 때 되면 일어나서 식사를 먹고 다음 날을 맞이하겠지.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흘러갈테니. 흐름을 거스를 생각 말자며. 일단 취침. 


멀리 내다보지 않고 특정한 변수를 마주할 때마다 기지를 발휘하는 것도 나름 스릴있고 재밌다. 내일은 어떤 일정이 나를 맞이할까 기대감도 생긴다. 미리 계획함으로 미리 예측함으로 미리 염려함으로 준비하는 여행이 내공이 어느정도 쌓인 탓에 더는 새롭지 않다. 지독하게 규칙적이었던 삶에서 벗어나 익숙하지 않은 곳에 나를 홀로 두는 상황이 가혹하고 무모할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한 발자국 전진하고자 모색하며 어떤 상황에라도 걸맞는 놀라운 적응력과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것! 이게 여행이 내게 주는 기쁨 중 하나. 그게 아주 몸에 잘 맞는 옷처럼 편하다. 밀착감과 탄성이 아주 쫀쫀. 


미국에서의 3주하고도 멕시코에서의 나흘째,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의 삶은 팍팍했구나. 하나부터 열 끝까지 정확해야 했고 한 치의 흐트러짐도 용서가 안 됐다. 내가 가진 것이 당연했기에 감사한 줄을 몰랐다. 게다가 결벽증 같은 것?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이런 내가 한국에서는 절대 사 먹지 않을 오뚜기 카레 한 그릇에 행복해하고, 끊어놓은 버스티켓이 잘못돼도 허허 웃을 수 있고, 사람들이 수도없이 오다니는 게스트룸의 현관 소파조차 하룻밤 침대로 만족해하고. 몸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비좁은 버스내 화장실도 존재만으로 감사해하고.. 그동안 나를 구성했던 모난 구석들이 하나 둘 씩 깎이고 있음을 조금씩 느낀다. 한국에 돌아가게되면 나는 어떤 모습의 '내'가 돼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Posted by mskyung

멕시코 여행기 #11 터미널에서 와하까(Oaxaca)행 버스를 기다리며

많은 여행객들이 와하까(Oaxaca)를 갈 땐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심야버스를 많이 이용한다. 나 또한 그럴 생각. 예전 페루에서 뒤늦게 버스표를 끊었다가 화장실 문앞 자리에 앉는 바람에 지독한 화장실 냄새로 장시간 동안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그런 상황을 미리미리 방지하고자 일찍 표를 끊기로 하고 출발 전 7시간 전에 티켓 구매 완료. 그리고 소깔로 광장 구경, 그리고 다시 터미널로 컴백. 


와하까행 버스는 시간대도 다양하고 같은 시간대에도 버스가 자주 있다. 나는 23:50분 행. 가격은 560페소. 2015년 7월경 환율로 1페소 75원 적용하면 한화로 42,000KRW.  비싸다으..... 

타포터미널 내부! 식당들도 종류별로 많기도 하고 곳곳에 화장실도 많고(5페소 지불) 은행에 편의점에 간단한 기념품 파는 곳까지 없는 게 없다. 무엇보다 여러 버스 회사가 모여있다. 골라 먹는 재미?ㅋㅋ 이 중 단연 으뜸인 1등급 버스회사는 ADO란다. 1등급인 ADO버스도 여러 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ADO < ADO gl < ADO platino 순인 듯? 나야 가장 일반적인 ADO행을 끊고... 탑승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동안 사진정리나 하고 페이스북이나 열심히 업데이트 할 참. 터미널에 와이파이가 원활한 곳이 어디 없나 싶었는데.. 

터미널 한 가운데에 Ruta Cafe란 까페가 있었다. 멕시코 여행 중 곳곳에서 본 Ruta Cafe. 체인인듯 싶다. Ruta Cafe 고객에게만 와이파이를 허용해주는 서비스. 마지못해 비싼 라떼 한 잔 산다. 결제를 하고 받는 영수증은 버리지 말자. 와이파이 번호가 은밀하게 프린팅 되어있다. ㅋㅋ

자리를 잡자마자 아이폰을 꺼낸다. 외톨이인 내게 유일한 친구는 아이폰이 아니겠느뇽. 카톡으로 어마마마와 친구들에게 생존 여부를 알리고 나 살아있어. 잘 있어. 관심 좀 가져달라는 절박한 외침을 잘 포장하여 페이스북에 일방적인 소통을 시작ㅋㅋ 루타까페 22:30에 마감. 사람도 없고 조용한 이곳은 버스 기다리기에 최적의 장소. 와이파이는 느려 터졌지만 이 정도면 감사하지.


열시 반이 되니 점원이 마감 시간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어깨 쫙 벌어진 인증샷 하나 남겨 주시고...피로하다 피로하다. 

버스만 잘 타면 이제 정말 모든 일정이 순탄하겠지 생각했다. 버스 티켓도 끊었고~ 좋은 자리 맡았고~ 모든 것이 문제없으리라 생각했건만. 띠용 또다시 문제 발생 -_-; 이곳이 한국 같았으면 티켓도 끊었겠다 버스 시간이 바뀔 리가 없을 텐데, 사람이 타고 안타고를 떠나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이곳은 그런 일이 가능하더라. 그리고 재수없게도 내가 딱 그 일의 당사자가 되었다. 그날따라 이상하게 버스 스케줄이 나와있는 모니터를 유심히 관찰하고 싶었다. 시간이 남아도니 와하까로 가는 차편이 시간당 몇 대인지 어떤 회사 차편이 대기하고 있는지 평소에 하지 않는 딴 짓에 몰두하다 보니......ㅋㅋㅋ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타야 할 차편 자체가 목록에 뜨지 않는다. 나는 분명 23:50분 차를 타야 하는데 23:30분, 24:00는 있어도 왜 23:50분 차가 없지 왜? ㅠㅠㅠㅠ ㅋㅋㅋㅋ

출발 한 시간 남겨두고 무척이나 당황함. 당장 티켓 카운터로 가서 티켓을 보여주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물론 이들은 내 영어를 전혀 못알아 듣지만 내 티켓을 보고 어떤 상황이 일어난 건지는 대강 눈치로 파악했을 터. 

물론 멕시코 내  버스회사가 이런 일이 발생하면 방송이나 문자 알람으로 고객들에게 통보를 해주지 않았을까 싶었다. 현지언어 전혀 못 하는 낯선 이방인인 데다가, ADO와 나와 연결된 그 어떤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없었기에, 이런 돌발 상황이 오면 피해는 나에게 고스란히 온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순응해야 한다... 알지만!!


직원 몇몇이 이 티켓을 가지고 오랫동안 상의를 한다. 이들은 장황한 스페인어로 무언가를 설명하지만, 하나도 못 알아 듣겠어 ㅠㅠ 아직도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간 것인지 모르겠다. 여러 가지 이유를 추측해본다. 티켓 구매 시 시스템 오류상 예정에도 없던 버스 편이 떠서 재수 없이 내가 그것을 구매한 것이거나, 너무 일찍 버스티켓을 구매하는 바람에 그 버스편을 탑승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갑작스레 취소되었거나. 

어찌 됐던, 이들은 당황한 나에게 최대한 그들이 할 수 있는 배려를 해주었다. 23:58 분 행 버스로 다시 예약을 해주었고 무엇보다 버스편이 공짜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Ado 일반버스에서 Ado gl 특등버스 등급으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게다가 아주아주 다행이게도 내 좌석은 화장실과 떨어져 있는 곳으니, 편한 취침이 보장돼있었고, 여튼 계획된 일정대로 와하카로 넘어갈 수 있으니 그 얼마나 고마운가.  

이렇게 부랴부랴 티켓을 바꾸니(사실 표를 새로 발행해주지 않고 기존의 티켓에 볼펜으로 시간과 좌석만 표시해줌) 시간은 어느새 탑승 30분 전. 버스 탑승하기 전에 배낭이나 캐리어같은 수화물은 도난방지차원에서 수속을 해야한다. 


여기는 ADO행 수화물 부치는 곳

여기는 ADO gl 수화물 부치는 곳. 노선이 많은 ADO와는 달리 ADO gl은 한산하다. 이곳에서 수화물 체크인을 하면 알아서 버스에 짐을 실어준다. 비행기 타는 것 같아. 무지 편하다 ㅋㅋㅋ

내 수화물 택 번호.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음 ㅋㅋ 버스 하차시, 이 택을 기사에게 보여주고 짐을 찾는다. 사실 질서 없이 승객들이 '저 짐 제거에요 주세요'라며 너도나도 달려드느라 정신없는 기사님은 택만 받고 물건을 건네주기 바쁘다. 이런 식이면 충분히 도난 사고 일어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음. 


자정이 다가올수록 떠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워낙 넓은 대륙이다보니 야간 버스 노선이 다양한 듯.


ADO 버스와는 달리 ADO gl의 차이점은 이어폰 단자, 탑승시 간단한 간식 제공, 화장실이 두 개 있는 정도? 아, 좌석 간격이 좀 더 넓었음. 취침 시엔 중요 요소임 ㅋㅋ


이렇게 멕시코시티의 마지막 밤을 버스 안에서 보내고... 7시간 후에는 와하까에 도착하겠지. 취침모드 ~~~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아메리카 멕시코 | 멕시코시티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ms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