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행기 #08 길거리의 작은 사진전시회


멕시코 여행에 관한 블로그와 여행 책자를 두루 섭렵한 결과, 소깔로와 국립인류학박물관은 아주 필수로 가야하는 명소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박물관은 정말이지 나와 맞지 않는 곳이다. 수많은 유물 사이를 오다니며 이들의 역사를 체감하고 느끼는 것은 지식이 전무하거나 그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백만번을 둘러 본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랑귀인 나는 어느덧 국립인류학박물관을 향하고 있었다. 내가 또 언제 멕시코 땅을 밟아보겠냐며 궁시렁대며...... 이번에는 박물관 입장 후 얼마만에 바깥에 나올 것인가? 참고로 영국의 대영박물관, 대만의 국립고궁박물관, 이 모두 30분을 넘지 못했다. (이걸 자랑이라고...ㅋㅋ)


Auditorio 역에서 내려 차풀테팩(Chapultepec)공원을 지나 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참 끝도 없다. 지루함을 달래주려는 듯 수많은 사진들이 길가에 쭉 전시돼있었다. 멕시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사진전이었으나 그닥 낙관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는 않았다. 공권력을 잃어버린 정부의 그늘 아래에 투쟁을 선택해야만 했던 멕시코인들의 한이 얼핏 엿보인다고 해야하나. 멕시코를 떠올리면 늘 쾌적한 휴양지를 배경으로 유쾌하고 정열이 넘치는 무언가를 연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스페인어가 딸리므로 사진설명 불가, 누가 좀 도와죠요 ㅋㅋ)




 




이 사진은 안다 알아! 멕시코 갱단 두목, Drug Lord, 마약왕이라고 불리는 엘차포는 정말 유명하지. 호화로운 감옥살이를 누리고 탈옥도 심심치 않게 하는 것 보면 정부와 갱단의 관계는 불 보듯 뻔함?? 





무고하게 살해된 43명의 대학생들을 추모하는 한 소녀. 멕시코 시티와 수도권 지역의 사범대생의 임용기준을 차별화 한 정책에 반대하는 Guerrero 지역의 대학생들이 지역시장의 지시로 갱단에 납치되어 끔찍하게 살해되었다. 갱단은 흔적을 없애기 위해 사체들을 불태우고 치아같은건 뽑아서 강물에 내던질 정도로 이번 사건을 아주 치밀하고 잔인하게 계획했는데... 이미 작년 9월경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멕시코를 여행하면서 우연히 알게된 이 사건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숙소에서 Insurgente 역으로 가는 길의 작은 광장에 있는 한 천막. 10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듯 이미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시위가 곳곳에서 일어났다고.

   

빛을 제대로 발하지도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43명의 학생들. 국민을 지키지 못한, 아니 지켜주지 않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이상, 치안의 부재와 이에 따른 불안의 증폭이 함께 가중되기에 이 사건은 비단 희생자들의 선에서 끝마칠 문제는 아님을 멕시코 시민들이 이미 더 잘 알고 있을 지 모르겠다. 그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우리 부모님이 될 수 있다면? 투쟁이 계속되는 이유는 이들에게 지켜야 할 미래가 있기에.

그냥 가지 마시구 하트 한 번 꾸욱.... >_<

Posted by ms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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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zomzom.tistory.com BlogIcon 좀좀이 2015.09.25 0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중 박물관은 참...고민에 빠지게 하는 장소죠. 전시물 대부분 이해못할 것이 뻔한 박물관인데 유명하다고 하면 가봐야 뭔지도 모를테고, 안 가지니 또 뭔가 아쉬운 계륵같은 존재랄까요? ㅎㅎ
    멕시코 사대생 학살사건 집회가 열리고 있었군요...저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매우 깜짝 놀랐었어요...참 가슴아픈 일이지요...